BOOK/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하는 심리 대화술
얼마 전부터 MBC 에서 <도망쳐>라는 예능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관계를 주제로 한 이 프로그램은 현대인이 겪는 관계의 아픔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조언하는, 꽤나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요즘 심리학 서적이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다. 제목 장사하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이 끌리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아픈 관계를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 안타깝게도 건강하고 유익한 관계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누군가 뿅- 하고 가져다 주지도 않는다. 혹 그런 선한 일이 있더라도 내가 '돌.아이'라면 다가온 좋은 관계도 어그러지고 만다. 이럴 때 핀셋처럼 콕 집어 도움을 주는 책이다.
속마음을 들키지 않고 할 말 다하는 심리 대화술
어디에서나 있는 오피스 빌런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
부제가 마음에 든다. 이런 부제가 우리에게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부제 지은 사람 상 줘야 한다. 제목도 중요하지만 요즘에는 톡톡 튀는 부제로 시선과 마음을 끄는 일도 중요하다. 오피스 빌런. 읽자마자 딱! 떠오르는 그 얼굴. 그 놈. 그 XX.. 자, 이제 한 숨 크게 쉬고 책을 뒤적거려 보자. 빌런들을 하나씩 클리어 해 보는 것이다.
이 책의 최고 강점은 저자의 직업이다
저자는 그저 이것저것 이론에 박식한 심리학자가 아니다. 심리학 저작과 출판을 목적으로 하는 작가가 아니다. 저자는 직접 회사의 현장에서 산업의로 일하는 정신과 의사다. 따라서 책의 내용은 그럴듯한 말을 끌어모아다 놓은 게 아닌, 실제 일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탕으로 한다. 뜬구름 잡는 탁상공론이 아니다. 사실적이고 직접적인 예시와 대안을 제안한다.
회사에서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나는 사회 부적응자'라고 자책할 필요 없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사회나 조직은 책임을 "개인"에게 지운다. 책임을 밀어냄으로써 조직은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착한 개인은 언제나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자책하기 마련이다. 이런 일들에 대해서 우리는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NO!
이제부터 시작이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두께는 두껍지 않으니 부담이 되지도 않고, 무엇보다 내용이 술술 읽힌다. 공감도 되고,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각 챕터마다 문제점을 핀셋처럼 콕 집어내는 쾌감도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어떤 빌런이 있고 어떻게 적확한 말을 해야 하는 걸까?
Part 1. 거침없이 다가와 내 마음을 무너뜨리는 심리
Part 2.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심리적 거리 두기 대화법
Part 3.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소통하는 심리 대화
Part 4. 자기밖에 모르는 동료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
Part 5. 자존감을 지키면서 거절하는 심리 대화
Part 6. 어떤 상황에서도 내 마음 먼저 보호하기
위에도 언급했지만, 여러 심리학적 개념들을 실제 사례로 풀어내 굉장히 유익하다. 무엇보다 오피스빌런을 마주했을 때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당황하고 피하기게 급급했던 나 자신의 상태가 어떠했는지를 깨닫게 해 준다.
모든 감정은 갑작스럽기 때문에 당황하게 되고,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렵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감정의 정확한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다. 저자는 일상적인 상황에 대한 사례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객관적 파악을 우선하도록 도와주는데, 여기에서부터 심리적 안정감이 시작된다. 감정은 그 실체를 알고 있으면 보다 수월하다. 간단하지는 않아도 쉽게 느껴진다. 멘탈관리는 바로 이런 것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이 반복되면 불안함에 더 휘둘리게 되는데, 피할 수 없다면 마주해야 한다. 마주한다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직위나 권위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과 사람으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첫 걸음이 서로 마주하는 것이다. 물론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마주하는 용기가 이미 내 안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용기를 내가 더 키워갈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기억하자.
피해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다
진심으로.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해서 일부러 세세한 내용을 담아내지 않았다. 산업의로 회사 현장에서 아파하는 이들을 만나고 있는 저자가 즐겁게 마주할 용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가볍게, 하지만 마음 다 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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