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의 성공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평범한 자아로 비범한 인생을 만들어낸 데 있다. 우리는 이 능력을 ‘보통의 힘’이라고 부른다. 보통의 힘은 고난 앞에 당황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인생의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능력이다. - [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중, 양쓰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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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 농구 잘 해? 음.. 그냥 보통이야.
미국 사람이 길거리에서 농구하는 한국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둘이 친구였는지, 아는 사이였는지는 모른다. 이야기가 그렇다. 아무튼, 미국 사람은 한국 사람의 대답을 듣고 말했다. “나는 좀 잘 해. 우리 슛 내기를 할까?“ 승부에 대해서는 질 수 없는 배달의 민족인지라, 한국 사람은 흔쾌히 내기를 승낙했다. 결과는? 한국 사람의 승리. 내기에 진 미국 사람이 한 말이란다. ”한국 사람의 말은 믿으면 안 된다.“
2.
한국 사람이 보통이라고 하면 그건 꽤나 잘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동방예의지국의 민족인지라, 우리네 정서는 잘하는 걸 잘한다고 하지 않고 겸손히 보통이라고 한다. 누군가 ”나 그거 좋아해“라고 했다면 그 사람의 수준은 하이 클래스라는 점을 떠올려야 한다. 안 그러면 큰 코 다친다. 큰 코라고 했으니 이 말은 분명 미국 사람이 한 말일 테다. 물론 농담이다. 위의 이야기도 농담으로 전해지는 사실같은 이야기다.
3.
보통은 어렵다. 어떤 면에서는 평균의 종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미 평균이라는 의미는 50점이 아니라 80점이 되어버렸다. 우수를 평균으로 보는 시각에서 보통은 도대체 어디쯤일까?
4.
저자는 포레스트 검프를 예로 들면서 보통의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보통의 힘이라는 건 사실 특별한 힘이다. 물론 저자의 의도는 누구에게나 그 “보통”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기 위함인데, 심리상담사의 눈에 “보통”이 정말 보통처럼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절박한 이들에게 보통은 특별하다. 저자가 예로 든 포레스트의 달리기는 특별했다. 누구나 달릴 수 있지만 아무나 그렇게 달릴 수는 없다.
5.
보통을 말하는 의도를 충분히 이해한다. 나만 못난 것 같고, 나만 불행한 것 같을 때, 모두가 보통의 힘을 가지고 있고, 누구든지 보통의 힘으로 난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나락같은 정서의 구덩이에서 보통으로 건져내야 한다.
6.
하지만 그 보통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가를 안다면 그 앞에서 ”누구나 힘들어. 누구나 다 이겨내는 거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심드렁하게 보통을 말한다고 그게 힘이 될까 싶다. 우리 신앙은 좀 더 의미있는 지점을 짚어준다.
7.
너는 특별하다.
8.
주님이 사랑하셔서 생명을 내어주고 살려내신 너는 특별하다. 때문에 너의 고난도 특별하다. 누구도 너와 비교할 수 없고, 아무도 너를 대신할 수 없다. 이는 허망한 환상 같은 특별함이 아니다. 존재의 고유함에서 비롯된 특별함이며 사랑 받는 존재로서의 특별함이다. 너의 아픔조차 사랑하시는 이로 인해 너는 특별하다. 고난과 아픔을 받아내고 너만이 할 수 있는 그 일을 해야 한다. 특별한 너는 일어서야 한다. 누구도 봐주지 않는 것 같지만 기억해야 한다. 주님은 널 한 번도 놓쳐본 적이 없으시다. 너는 그 분의 시선 안에서 특별하다.
9.
내 생각은 이렇다.
보통은 보통 같지만 사실 보통이 아니어서, 막상 해보려면 생각했던 보통보다 힘겹다. 특히나 보통이라던 남들은 완전 다르지 않은가. 자꾸 비교의 덫에 걸리기 쉽다. 이런 보통보다 더 원론적으로 존재의 고유함에 기대어, 복음의 온전함에 붙들려, 너의 이름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에게로, 너라는 존재를 담아내신 예수님께로 이끌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말해주고 싶다.
너는 특별하다. 누구도 너를 대신할 수 없다.
너는 소중하다. 아무도 너 같지 않다.
너는 온전하다. 네 안에 주님이 계신다.
10.
포레스트 검프는 달리기를 알려준 제니와 떨어져 있을 때도 제니를 생각한다. 언제나 제니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 여긴다. 제니가 보고 있는 한 포레스트는 멈추지 않는다. 특별하다.
주님이 놓지 않는 한 너는 특별하다.
#우리다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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