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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시간연금술사

매일 바쁘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뭐 큰 이슈도 없는데 바쁘다. 시간은 나에게만 적게 주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간에 쫓겨 산다. 왜 똑같은 시간인데 나만 바쁜 것 같은지.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시간 연금술사>. 밀리언서재에서 매우 직설적이면서도 유쾌한 시간 해법을 가져왔다. 부제는 무려 "생각하는 대로 해내는"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시간"으로 아무나 할 수 없는 결과를 이룰 수 있다. 

 

미야자키 신지. 시간연금술사

 

"연금술"이라는 것은 하나의 물질에서 다른 물질을 만들어내는 주술적 방법을 뜻한다. 고대의 미미한 수준의 과학과 미신적 주술이 합쳐져서 금을 만들어내려고 했던 시도였는데, 이런 연금술을 실행하는 이들을 연금술사라고 불렀다. 물론 연금술에 성공한 연금술사는 없다. 금을 제련? 또는 정련? 하는 정도였을 뿐. 연금술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지만, 그당시에는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이런 비과학이 성행했을 것이다. 온갖 그럴싸한 화학과 금속학, 거기에 철학적 의미를 덧붙이고 심지어 점성술까지 짬뽕했던, 그 시대 관심사의 총아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연금술이라는 말이 허망하게 들리긴 하지만, 꼭 금을 만들어내는 것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오늘날과 같은 복잡계에서는 뜻하지 않은 시도로 새로운 것이 탄생하고는 하는데,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연금술"이라며 비유적으로 사용했다. 위의 책 <시간의 연금술사> 역시 같은 의미로 사용한 예라 하겠다. 시간으로 무엇이 나타날 수 있을까? 

 

책은 시간에 대한 내용을 총 8개의 파트로 구성한 뒤, 전체 100개의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가 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쉽다. 쉽다는 점에서, 쉬운 것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유익하다. 부분마다 펼쳐지는 시간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34

쉬는 날 뭘 하는 지가 인생을 좌우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휴일에는 뭐 하세요?"라고 물어도 "딱히 하는 일이 없다"고 대답한다. 이들의 특징은 시간을 구조화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 시간의 구조와. 이 개념이 참 중요하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올바르게 계획하는 일은 시간을 구조화 시켜야 가능하다. 대충, 되는 대로, 기분 대로 하면 시간을 소모할 뿐, 시간으로부터 얻을 것이 없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맞춰 시간을 사용하는 습관을 시간의 구조화라고 이해한다면,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나의 하루는 어떤 구조를 세웠는가? 

 

 

52

오늘부터 1일이다.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라면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 시작해야 한다. 어떤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을 보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 저자의 이 문장 덕분에 나는 바로 영어 쓰기를 시작했다. 오늘부터 1일이라는 시작은 미뤄두고 버려지는 시간을 없애는 중요한 실천 방법이다. 

 

 

82

꿈의 시간지수를 늘린다.

나는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을 실현하기 위한 시간을 ‘꿈의 시간’이라고 부른다. ‘꿈의 시간’은 스스로 나서서 적극적으로 만들지 않는 한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실제로 ‘지적 엥겔지수’가 0이어도 ‘꿈의 시간’이 0인 사람도 많다.

 

/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하고 산다는 게 정말 괜찮은 걸까? 핑계에 쫓겨 타의로 사는 때가 많다면 자신의 시간을 다시 돌아볼 일이다. 시간이 없어 꿈이 멀어지는 게 아니다. 시간을 주지 못해 꿈이 멀어지는 것이다. 

 

94

성공을 위한 잠복기간

지금 무언가를 하고 있는데 전혀 싹이 틔지 않아 고민이라면, 크게 성장하기 위한 잠복 기간이라고 생각하자. 바꿔 생각하면 잠복 기간 동안 뿌리를 단단히 내려놓으면 싹이 텃을 때 그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다.

 

/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시간은 "기다려 준다". 시간은 기다리고 있다. 이것을 저자는 "잠복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없는 희망고문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에 따라 우리 삶은 달라질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것을 왜 놓치는가? 시간에 대한 이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뭐든 "때"가 있다. 그 "때"가 될 때까지 시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시간 속에 무엇을 채워놓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107

주변 동료들은 황금연휴에 여행하거나 집에서 하릴없이 비디오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착실하게 꿈의 시간을 보냈다.

황금연휴가 끝나면 “미야자키 씨, 연휴 전하고는 표정이 다르네. 뭐 특별한 거라도 했어?”라는 질문을 받곤 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원서를 열 권이나 독파하면 다른 사람들도 눈치챌 정도로 표정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어떤 시간을 보냈는가에 따라 얼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신박한 깨달음이다. 내 안에 쌓인 시간이 내 얼굴이 되어 나타난다니! 그러고 보니 비슷하게 이런 말도 있다. 50살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50년의 시간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뜻이다. 거울을 보자. 어떤 얼굴인가? 그 얼굴에서 시간을 어떻게 찾아내는가? 주름으로? 아니면 총명한 생기로? 

 

155

무언가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문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면 풀릴 문제도 ‘나는 해낼 수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문제를 풀 수 없다.

 

/ 시간을 낭비하는 일 중에 하나는 "모르는 일"에 대한 태도다. 모르는 게 민망해서 마주하지 않고 미뤄두면 결국 그게 다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다. 반대로 '할 수 있다'라는 자세로 마주하면 시간은 오히려 득이 된다. 시간의 결과가 주어진다. 하지 않고 지나간 시간보다 해보겠다고 들이 밀고 간 시간은 결국 그 시간값을 주고야 만다. 시간을 통해 무언인가를 버는 것이다. 

 

175

일석이조의 시간 활용 기술은 공부에도 응용할 수 있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책을 읽다가 감명받은 부분에 밑줄을 그어놓고, 나중에 그 문장을 깔끔한 글씨로 노트에 베껴 쓰는 것이다. 감명받은 문장이 자신의 피와 살이 된다. 실제로 옮겨 적으면 그냥 읽을 때보다 기억에 활씬 오래 남는다. 베껴 쓰는 습관을 들이면 삶의 방식 자체가 확 바뀌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 개인적으로 독서노트를 주변에 추천하곤 하는데, 읽은 책을 써보는 것은 특별하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경험을 시간 낭비로 생각하거나 귀찮아 하는 이들은 책을 읽어도 남는 게 별로 없다. 그것은 시간을 번 것인가, 쓴 것인가. 그런 시간은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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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점은,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쉽다는 점이다. 어렵지 않아 읽는 속도가 좋고 성취감도 얻는다. 더군다나 큼지막한 활자는 읽는 데 더 도움을 준다. 이렇게 쉬워서, 쉽게 생각을 파고 든다. 짧은 이야기들인데도 강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쉽고, 짧다. 

 

다만, 8개로 나눈 각 파트의 내용이 서로 비슷한 것들이 많고, 그럼에도 굳이 8개의 파트로 분류한 이유는, 아마도 내용상의 편의 정도로 보인다. 각 파트의 주제가 해당 파트 내에서 확실하게 강조되거나 하는 부분은 아주 조금 약하다. 이 이야기를 저 파트에 넣어도 괜찮아 보인다. 이는 시간에 대한 내용의 통일성으로 볼 수도 있겠다. 따라서 서로 연결되고 반복되기에 읽으면서 재차 강조되는 장점이 있다. 결국 시간의 연금술이라는 건 똑같은 시간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시간의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 아닐까? 

 

의외로 성경 구절 인용이 자주 나와 놀랐다. 물론 잠언이나 격언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그래도 놀랄 부분이다. 알지 못하면 사용할 수 없으니 말이다.